외국어를 배우는 성인이 넘어야 할 세 가지 벽

티처조

성인이 되어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란 쉽지 않다. 영어교육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짐작하듯 ‘해당 언어에 노출된 시간의 양’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어린아이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을 언어에 젖어 생활한다. 단순히 적시는 정도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또래 아이들과 부대끼며 푹 빠져 지낸다. 게다가 유년기 아이들에게는 성인이 되면 사라지는 무언가가 있다. 언어를 빨아들이는 최고의 무기인 ‘호기심’이다. 시간과 호기심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상당하다. 크게 세 가지로 간추려 보면 시선, 심리, 모국어를 꼽을 수 있다. 하나씩 풀어보자.



어른들은 시선에 민감하다. 오존층에 뚫린 작은 구멍보다 본인 바지에 밥알만 한 구멍이 더 신경 쓰이는 게 어른이다. 남들이 날 평가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통상 안전한 선택을 취한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 ‘안전주의’는 쥐약이나 다름없다. 언어에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으며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금방 허물어지는 빈약한 완벽함일 게다. 틀리는 걸, 지적받는 걸, 바로잡는 걸 즐기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애석하게도 틀리고, 지적받고, 바로잡지 않는 사람은 언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틀리기 싫어 튕겨내고, 지적받기 싫어 줄행랑치고, 바로잡기 싫어 멀리하는데 어디에 언어가 들어갈 빈틈이 생길까.


두 번째는 내가 학원에서 일할 때 원어민 영어강사와 대화하며 알게 된 부분이다. 한국어를 연습하는 외국인의 노력이 가상해 보여 내 휴식 시간을 할애해 한국어 공부를 도와줬다. 틈나는 대로 한국어로 말을 걸고, 중간중간의 발음 실수도 고쳐줬다. 대략 15명 이상의 원어민을 도와줬는데 1명을 제외한 모두 중도 탈락했다. 신기한 건 중간에 그만둔 이유가 전부 비슷했다. “한국어를 쓰면 바보가 된 기분이야.” “I feel like I’m dumb.” 나는 영어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주제로 토론할 수 있고,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칼럼도 읽을 수 있는데, 한국어로는 배고파, 사고 싶다, 피곤해 수준의 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보가 된 기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 번째는 모국어의 개입이다. 모국어가 완벽히 머릿속에 뿌리내린 성인은 모국어를 완전히 버릴 수 없다. 전문 통번역 사가 될 게 아닌 이상 모국어와 영어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우리말로 해석할 필요도 없다. 우리말과 영어는 조금 과장해서 100%는 다른 언어니까. 외국어를 습득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모국어를 제쳐놓은 상태에서 “영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언어생활을 하는 것이다. 영어로 읽고, 영어로 생각하며, 영어로 듣고, 영어로 말하는 자세다. 보기에는 쉬운데 끊임없이 모국어가 개입한다. 나조차 여전히 허덕이는 지점이며, 평생 해결해야 할 (아니면 해소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숙제다. 영어에 우리말을 일대일로 끼워 맞추는 시험영어 독해 지문에서 벗어나, 우리말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영어 결정(潔淨)체로 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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